내가 산 게임이 미사일이 된다고?…'스토커2:초르노빌의 심장부'

분위기로 '압살', 버그·최적화 과제
2024년 11월 22일 02시 13분 29초

엑스박스는 GSC 게임월드가 개발한 오픈월드 서바이벌 호러 FPS '스토커2:초르노빌의 심장부'를 21일 Xbox 및 PC, 게임패스, 게임패스 클라우드를 통해 정식 출시했다.

 

약 15년 만에 후속작으로 출시된 스토커2:초르노빌의 심장부에서 플레이어는 위험한 적과 치명적인 이상 현상, 강력한 아티팩트로 가득한 초르노빌의 드넓은 출입 금지 구역을 탐험하며 심장부를 향해 나아가고, 선택에 따른 결과를 맞이하는 멀티 엔딩 비선형 스토리를 준비해 자신만의 장대한 이야기를 써내려가게 된다. 이번 신작은 최첨단 사진 측량 기술과 스캔 기술을 사용해 개발한 벤치마크 설정 그래픽, FPS와 공포, 몰입형 시뮬레이션, 생존 메커니즘이 결합된 독특한 플레이가 강점이다.

 

이번 작품은 심리스 오픈 월드 기반으로 실내 및 지하 장소를 제외하고도 60㎢ 이상의 넓이를 자랑하며, 절차적 생성을 사용하지 않고 모든 것이 수작업으로 제작되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주요 랜드마크가 게임 디자인을 위해 재배치됐지만 을씨년스럽고도 신비로운 분위기를 게임 속에 가득 담아냈다.

 

한편, 본 리뷰에서는 가급적 스토리 스포일러를 피하기 위해 스토리 관련 언급을 피하고, 초반에 미션을 수행하며 갈 수 있는 네 개 지역에 한해 스크린샷을 활용한다. 스크린샷들은 최신 데스크탑 PC 사양에서 먼 사양에서 촬영됐음을 미리 밝혀둔다.

 

 

 

■ 시간이 흐른 뒤, 다시 '존'에서

 

스토커 시리즈는 실제 초르노빌에서 발생한 1986년 원자력 발전소 폭발 외에도 2006년에 두 번째 폭발이 발생해 '존(The Zone)'이 탄생했다는 고유한 설정을 가진 세계관을 다룬다. 두 번째 폭발 이후 발생한 존은 뮤턴트나 치명적인 방사능, 그리고 기이한 이상 에너지 현상으로 가득한 위험한 장소가 됐다. 여느 포스트 아포칼립스를 다룬 게임들과 달리 스토커 시리즈는 원자력 발전소 폭발 사고 인근 지역에 독특하고 위험한 구역이 형성됐다는 설정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 게임을 보다 독특하게 만들어 준다.

 

2009년 스토커 3부작의 세 번째 정규 시리즈 작품이 출시된 이후 15년 만에 선보이게 된 스토커2:초르노빌의 심장부 또한 그런 존에서 시간이 흐른 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플레이어는 두드러지는 영웅이나 초능력을 구사하는 영웅형 주인공이 아닌 광대한 존을 돌아다니며 생존과 아티팩트 탐색 등 다양한 활동을 하는 한 명의 스토커 '스키프'가 되어 전작으로부터 시간이 흐른 뒤의 존을 활보하게 된다. 메인 및 서브 퀘스트를 수행하고, 물자를 주우면서 스키프가 존을 돌아다니게 된 이유나 현재의 존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점차 파악하게 된다.

 

존에서는 다양한 세력에 속한 이들과 집단을 만날 수 있다. 3부작의 전설적인 스토커 스트렐록을 언급하는 이들을 만날 수도 있고, 여행 도중에 우연히 고립된 로너나 적대적인 밴딧 등을 만나기도 한다. 또, 각 구역에 일종의 야영지나 마을 규모의 커뮤니티가 존재하기도 해 이런 곳에서 각종 서비스를 이용할 수도 있다. 세계관이나 스토리가 사실상 끊어지지 않고 연결되는 셈이니 전작을 플레이했다면 익숙할만한 세력을 만나게 되기도 한다. 이런 다양한 인물들을 만나면서 플레이어는 각종 퀘스트에서 누구를 돕고 처치할 것인지, 혹은 모두의 뒤통수를 칠지 가늠하며 게임을 플레이하게 된다.

 


근데 애들이 다 나를 제대로 보지 않아

 


 

 

 

■ 이상현상·뮤턴트, 인간까지 위협

 

스토커2:초르노빌의 심장부를 조금이라도 플레이해보면 금방 그런 생각이 들게 된다. 게임의 무대인 존 곳곳에서 수시로 발생하는 이상현상은 신비로운 것부터 위협적인 것, 영문을 모르겠는 것 등이 존재하고 그 위력 또한 무시무시하다. 이상현상들이 자연재해라면 뮤턴트는 항상 공격적인 존재로 플레이어의 목숨을 노리고 있으며, 인간은 당장 오늘 협력해도 언젠가 뒤통수를 칠 지도 모르는 비즈니스 상대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여러 위험요소들에 스토커 시리즈 특유의 매운 난이도까지 더해져 초반부터 이번 작품을 시작으로 스토커 시리즈에 입문한 플레이어들에게 커다란 진입장벽을 선보이며 게임이 시작된다. 주인공 스키프는 도입부에 존에서 스캐너를 설치해 작동시키는 것을 몇 번 반복하게 되는데, 여기서 상당히 강력하고 상대하기 까다로운 뮤턴트인 블러드서커가 바로 등장하고 이상현상 또한 휘말리면 순식간에 체력이 삭제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인간들 또한 인트로부터 게임 플레이 내내 원거리에서도 정확하게 플레이어를 노려 탄환을 쏟아부어 항상 조심하며 플레이하게 만든다.

 


이상하다 싶으면 볼트를 던져보자

 


여기서 나오는 블러드서커는 자리만 잘 잡고 싸우면 습성 때문에 이상현상 덕을 볼 수 있다

 

생존 자체가 도전인 만큼, 사전에 정보를 입수하거나 게임을 플레이하며 죽어가면서 여러 위협들을 대응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이상현상은 조금만 진행하면 무한히 사용할 수 있는 볼트를 던져 대충 어떤 식으로 작동하는지 파악할 수 있고, 뮤턴트들이나 짐승들은 각기 다른 방식의 공격을 구사하면서 고유한 특징을 지니고 있다. 앞서 이야기한 블러드서커는 투명화 상태로 빠르게 플레이어에게 접근해 공격하거나 넉백으로 플레이어를 쓰러뜨린 뒤 공격을 이어온다. 때문에 위치를 파악하고 공격을 피하는 것이 중요한 대응 방법 중 하나다. 이외에도 물건을 던져 공격하는 폴터가이스트 등 인간형 뮤턴트들의 대응법을 알아두는 것은 생존에 굉장히 도움이 된다.

 

인간들은 세력에 따라 플레이어를 공격하기도, 그렇지 않으면 중립이나 일시 동맹 상태로 상황에 따라 전투를 함께하기도 한다. 다만 상대가 어느 세력 소속인지는 방심하면 총알이 박히는 존에서 단숨에 파악하기가 좀 쉽지 않은 편이다.

 


솔직히 무게 좀

 

 

 

■ 매운맛 난이도와 최적화

 

출시 직후 스토커2:초르노빌의 심장부에서는 꽤나 매운맛의 난이도와 최적화가 가장 큰 화두라고 할 수 있다. 당장 초보자 난이도로 하더라도 방심하면 언제든 죽을 수 있는데, 중간 난이도로 플레이하면 초반 이상현상에 두 번 내지 세 번 지져지는 것으로 바로 죽음을 맞이하거나 첫 번째 블러드서커와의 전투에서 두 번 내지 세 번의 피격만으로 사망하게 될 정도다. 거기에, 이 까다로운 블러드서커는 이후로도 꾸준히 등장하는데 약간 과장하면 거의 잡몹과 비슷한 느낌으로 자주 보게 되어 이번 신작으로 처음 입문한 사람이라면 당혹감을 감출 수 없게 만든다.

 

생존이 중요한 포인트 중 하나인 만큼, 파밍 행위가 꽤나 중요하다. 적을 쓰러뜨리고 알뜰하게 인벤토리를 털어야 회복이나 탄 수급을 충분히 할 수 있다. 또, 사용하면서 무기나 방어구가 모두 마모되어 기능고장이 자주 발생하게 되기도 하는데 무기의 경우는 탄이 걸려 재장전을 하기 전엔 발사할 수 없게 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하지만 들고 다닐 수 있는 무게가 상당히 적은 편인지라 무기를 과감히 쓰고 버리는 결단이나 선택과 집중이 중요한 편이다. 여담으로 총기마다 탄 걸림이 다르게 표현되어 이를 보는 맛도 나름대로 괜찮다. 이외에도 체력이나 방사능 수치를 고려하면서 탐험을 이어가야 하며 아티팩트를 발견하고 이점과 불리점을 잘 조절해 특정 스탯 등에 이로운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여기서 탄이 걸려서 아찔했다

 

 

 

또 다른 화두는 최적화다. 최신 그래픽카드 라인업인 40번대에서도 준수한 프레임을 보장하지 못하는 상태가 잦고, 마을에 진입하면 프레임이 떨어지는 현상도 발생해 유저들이 직접 이를 어느 정도 해결하는 모드를 내놓아 플레이 경험을 개선하는 중이다. 이외에도 전작들에서 볼 수 있었던 모션 버그나 사소한 버그, 진행이 불가해 다시 불러오거나 세이브 파일을 갈아야 하는 수준의 버그도 발생하는 등 버그가 제법 많은 편이다.

 

다만 이런 부분은 앞서 GSC 게임월드가 공개한 스토커2:초르노빌의 심장부 개발 다큐멘터리에서도 언급된 것처럼 전시 상태라는 국제적 이슈 당사자로서 개발에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할 여지가 있다. 실제로 핵심 개발진들이 전쟁 속에서 사망했다는 소식도 전해졌고, GSC 게임월드 또한 사무실을 두고 국외로 이동해 개발을 진행해야 했으니 마감 면에서 아쉬운 모습들이 많이 보이게 된 것 같기도.

 

스토커2:초르노빌의 심장부는 치명적인 버그들이나 최적화 문제가 차차 해결된다면 특유의 독특한 세계관 설정이나 이번 작품에서도 훌륭하게 표현된 분위기, 게임 시스템 등의 강점을 통해 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작품이라 생각한다. 특히 호러 분위기가 한껏 강화됐다는 느낌도 들고 원자력 발전소 폭발의 영향으로 형성된 불가사의한 지역이란 설정 답게 여러 기상 현상이나 환경, 그리고 하늘이 새빨갛게 변하며 외부를 돌아다닐 수 없는 치명적인 현상 에미션 등 매력적인 요소들을 많이 품고 있다.​ 

 


번역도 좀 아쉬운 편. 버리는 게 아니라 아이템을 습득하는 중이다.

 


에미션의 분위기와 쫄깃함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파워포토 / 1,088,760 [11.23-08:50]

작은 인벤토리, 기능고장 등등... 난이도는 높지만 현실감은 대박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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