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하우, 글로벌 게임 시장의 '셰르파'

[인터뷰] 글로하우 김현진 대표
2025년 10월 23일 14시 26분 22초

전통적으로 게임사의 글로벌 시장 진출에는 현지 퍼블리셔를 거치는 것이 필수였다.

 

그러나 불편한 부분이나 단점이 부각되고 글로벌 출시가 보다 쉬운 모바일 플랫폼으로 중심이 옮겨가면서 직접 서비스를 선택하는 게임사들이 점차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결코 만만치 않은 일이다. 한국에서 출시한 버전 그대로 글로벌 시장에 출시하면서 고배를 마신 게임사들도 많았다. 해당 시장에 대한 분석이나 전략, 경험이 부족했던 탓이다.

 

이러한 게임사들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회사가 있다. 게임은 물론, 콘텐츠의 글로벌 진출을 위한 전략 컨설팅, 마케팅, 프로덕트 분석과 관리, 현지화 등 전체적인 비즈니스 솔루션을 제공하는 '글로하우'다.

 

그 전부터 쌓아왔던 노하우 덕분에 창립 직후부터 매출이 발생하고, 싱가폴, 태국, 대만, 베트남 등 여러나라로 활동 영역을 넓혔을 만큼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는 '글로하우'의 김현진 대표를 태국에서 만나보았다.

 


글로하우 김현진 대표

 

- 회사 소개 및 자기 소개 부탁드린다.

 

글로하우는 2016년 12월 23일 창립된 회사로, 이제 9년이 된다. NHN 일본, NHN 한국, NHN 싱가폴, 라인, 4:33에서 글로벌 서비스를 담당하다가 태국으로 건너와 글로하우를 설립하게 됐다. 처음에는 태국에서 자리를 잡았다가 2018년 싱가폴에 본사를 두게 된 이후로 매년 지사가 늘어나 현재는 태국, 싱가폴, 대만, 베트남, 한국에 오피스가 있다.

 

회사의 이름은 '글로벌 노하우'를 줄여 '글로하우'가 됐다. 창업할 당시 퍼블리셔들의 역할이 점점 축소되고 있는 반면 클라우드가 널리 쓰이면서 개발사들의 직접 글로벌 서비스 진출이 가능해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개발사들이 막상 글로벌 서비스를 하려면 시장 전략이나 노하우가 부족할 수 있겠다 싶었고, 라인에서 다작을 하는 포지션이었던터라 여러 데이터베이스가 내재화가 되어 있는 상황이었기에 그런 부분에서 도움이 되고자 창업하게 됐다.


- 그 동안 내세울 만한 성과나 지표가 있는지?

 

감사하게도 바로 첫 달부터 매출이 발생했다. 그전 회사에서 같이 일했던 파트너들이 좀 많았고, 신뢰를 해주셔서 계속 같이 일 할 수 있었다. 또 그 당시 시기가 적절했던 덕도 있다.

 

첫 타이틀이 '킹스레이드'였고 그 이후 '요괴', '가디언 테일즈', '오딘: 발할라 라이징', '에버소울' 등의 글로벌 서비스를 담당하게 됐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이 터지자 한국 회사들이 해외 서비스를 담당할 수 있는, 해외에 있는 회사가 필요한 상황이 되면서 우리한테 일이 몰리고 투자도 진행 됐다.


- 현재 인원과 매출 규모는 어떻게 되는지?

 

보통 100~110명 가량 되는데, 간혹 외주인력이 더해지면 180~190명까지 늘어나기도 한다. 최대 매출 규모는 연 180억 원 정도 기록한 바 있다.




- 지난 해 국내 게임업계 상황이 좋지 않았다. 해외에서도 영향이 있었는지?

 

맞다. 작년이 진짜 힘들었다. 파트너사들 전체적으로 개발 중인 프로젝트가 연기되거나 캔슬되기도 했고, 담당자가 퇴사하는 경우도 많았다. 사실 올해 초까지 그런 분위기였는데, 하반기 들어서면서 다시 활발해지고 있는 분위기다.

 

그러나 업계 상황이 좋아졌다기 보다는 개인적으로 판단하기에는 더 이상 연기할 여력이 없거나, 이제는 정말 출시해야 된다는 압박감에 따른 것으로 생각되서 내년까지도 좀 힘들지 않을까 싶다.

 

다만 이런 상황이 한국만 그런 것은 아니다. 글로벌 시장 전반적으로, 특히 모바일 시장의 하락세가 뚜렷한 상황이다.


- 생성형 AI 기술이 발전하면서 오는 영향도 있는지?

 

우리의 경우 개발이나 디자인에는 영향이 적은 반면, 로컬라이제이션이나 CS 부분에서 영향이 많이 느껴지고 있다. 내부에서 테스트를 하고 있는데 확실히 AI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판단되어 효용성을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마무리 단계에서 활용도가 높다고 보고 있다.


- 여러 나라에 오피스가 있는 글로하우의 경우 더욱 원격 근무에 치중 될 것 같다. 여기서 오는 한계는 없는지?

 

글로워크를 개발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이다. 원격으로 일하고 있는 분들을 AI를 통해서 조금 더 효율적으로 매니징하고, 그 이후에는 한국 개발사들이 직접 그 시스템을 쓸 수 있게끔 하는게 목표다. 그걸 AI가 훨씬 더 쉽게 만들고 있다.

 

- 서비스 지역 마다 특성들이 명확하게 있을 것 같은데 그런 부분은 어떻게 해결하고 있는지?

 

초반에 '킹스레이드'를 서비스 할 때 국가별로 다른 문화가 있는지, 문제 될 부분이 있는지 등을 체크해달라는 요청이 많았는데, 최근에는 한국 개발사들도 글로벌 서비스를 진행한지 10년이 되다보니 문제 될만한 부분을 알아서 잘 빼시더라. 생각보다 그런 부분들은 빠른 속도로 글로벌라이제이션 되고 있는 것 같다.

 


 

- 글로벌 서비스를 준비 중인 국내 개발사들에게 하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지역적 차이보다는 과금 구조가 한국과 다르다. 한국은 사실 과금 유저가 정해져 있다보니 그 분들에게 포커싱 되어 있는 구조인데, 글로벌은 신규 유저가 한국보다 훨씬 더 열려 있는 상황이고, 과금 유저도 노력에 따라 늘어날 수 있는데 한국 과금 유저들에게 맞춰있다보니 허들이 좀 높다.

 

중국 게임들처럼 적은 금액이라도 계속 쓰게 하는 구조가 글로벌 시장에 맞다고 생각한다. 글로벌 시장에서 매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게임들 대부분이 중국 게임인 이유도 바로 과금 구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물론 한국 대작 MMORPG들의 경우 갑자기 과금 구조를 변경하기가 굉장히 어려운 선택일 것이다. 그러다보면 한국 MMORPG들도 일본처럼 '갈라파고스 시장'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근데 일본은 시장이 워낙 넓으니 갈라파고스화 되어도 어느 정도 자력이 있는데, 한국은 이걸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 깊이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

 

- 현지 퍼블리셔들과 다른, 글로하우만의 차별화 된 포인트가 있다면?

 

우리 포지셔닝은 좀 유니크하다고 생각한다. 한 지역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일례로 동남아시아 시장의 경우 '동남아시아'로 묶었을 때는 크지만, 한 지역만 쪼개놓고 보면 규모가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특정 지역에만 집중 된 인사이트나 의견은 지양하고 있다. 특히 우리는 북미 시장까지도 보고 있기 때문에 글로벌 '범용'에 적합한 서비스를 지향하는 편이다. 

 

우리는 글로벌 시장의 '셰르파'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된다. 높고 험한 '에베레스트'를 등반할 때 길도 찾고 날씨도 살펴봐 주는. 예컨대 어디부터 서비스를 시작하면 좋겠다, 아니면 여러 국가에 동시 출시하면 좋겠다, 이쪽은 이런 수요가 있다, 등등 타이틀마다 적합한 도움을 드리고 있다.​ 

김성태 / mediatec@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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