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폴드 게임즈가 개발한 '인피니티 니키'는 언리얼 5 엔진을 활용해 개발된 멀티 플랫폼 오픈 월드 드레스 업 어드벤처 게임이다.
주인공인 니키는 졸업 무도회로 향하기 전 옷을 찾기 위해 모모와 함께 올라간 다락방에서 신비한 드레스를 발견하고, 호기심에 옷에 손을 댄 순간 옷장 속으로 빨려들어가 300년이 지나 황폐화된 기적의 대륙으로 떨어지게 된다. 오랜 시간 잠들어 있던 여신 아이나를 만난 니키가 기적의 대륙에 흩어진 기적 세트들을 찾으라는 사명과 함께 무한의 심장을 하사 받게 되고, 항상 함께 있는 파트너 모모와 기적의 대륙의 다양한 지역들을 모험하면서 기적 세트를 재현하게 된다는 것이 게임의 큰 틀이다.
근본적으로 옷입히기 게임인 인피니티 니키가 언리얼 5 엔진으로 구현된 미려한 그래픽의 오픈월드와 결합했다는 점이 처음에는 조금 혼란스러운 기분도 들었는데, 실제 게임의 컨텐츠들은 이 옷입히기를 위한 의상 컨텐츠와 대개 깊이 연결되어 있으며 의상들의 소재가 가진 특징을 질감까지 구현한 비주얼로 한껏 뽐내 옷입히기 게임으로서의 강점을 확실하게 확보하고 있다. 이에 인피니티 니키의 각 컨텐츠를 조금 더 살펴봤다.
■ 온갖 장소에서 의상을
인피니티 니키의 가장 큰 장점은 의상이면 의상, 액세서리면 액세서리, 각 의상을 구성하는 모든 파츠의 구현 퀄리티가 상당히 높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옷 입히기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이겠는가. 의상을 소화할 캐릭터와 가능한 많고 다양한 스타일의 의상 선택지가 아니겠는가. 인피니티 니키의 경우 뽑기 시스템을 통해 획득하는 의류를 포함해 스토리 초반만 진행해도 부위별로 셌을 때 100종 이상의 파츠를 손에 넣을 수 있다. 각 파츠의 질감을 확실히 구분되게 만들어 플레이어가 니키의 의상을 세팅할 때, 이런 요소들을 고려해 나만의 스타일을 만들어가기에 좋다.
이런 고품질로 표현된 의상은 문자 그대로 인피니티 니키 내의 온갖 컨텐츠를 통해 수집할 수 있다. 당장 대개의 모바일 및 멀티플랫폼 라이브 서비스 게임들이 시행하고 있는 뽑기 시스템을 통해서도 한정 코디나 상시 코디 파츠들을 수집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스타일 대결을 수행하거나, 메인 및 서브 퀘스트의 보상으로도 파츠나 세트 전체를 획득하게 되기도 한다. 여기서 플레이어가 조금 더 세계를 탐험하고 여러 활동을 해볼 수 있도록 뽑기가 아닌 모험으로 얻는 의상들은 완제품이 아닌 도안 형태로 습득해 재료를 수집한 뒤 제작하는 시스템이다.
뜻밖의 장소에서 의상 도안을 찾으면 기분이 좋다.
초반부 스토리에서 반드시 스타일 대결을 한 번은 진행하게 되며, 이런 스타일 대결은 특정 테마를 제시하거나 분위기를 제시하니 가급적 다양한 선택지들을 확보하는 것은 중요하다. 물론 특정 속성에 활용한 한 가지 의상들을 전부 모으는 것을 우선적으로 생각해도 된다. 또, 그냥 성능을 떠나 평소 오픈월드를 돌아다닐 때 보게 되는 니키의 코디를 위해 수집하는 것 자체도 나름의 만족감이 있는 편이다.
앞서 뽑기 시스템을 통한 의상 수집도 언급한 바 있는데 이 의상 뽑기 시스템은 세트 전체가 나오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개로 구성된 파츠들이 하나씩 나오는 방식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전체를 모으려면 좀 힘들게 느껴질 수 있지만 원하는 파츠가 있다면 운이 좋은 경우 그것만 먹고 빠지는 것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현재 진행되고 있는 뽑기 라인 중 하나에서 나오는 시크, 트렌디 타입의 액세서리 연잎의 시간은 거대한 연잎을 우산처럼 들고 다닐 수 있는 파츠라 원하는 유저들이 제법 있는 편이라 전체보다는 이걸 노리고 뽑기를 시도하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파츠마다 컨셉별 스탯과 태그가 존재한다.
이번 한정 세트 전체에 입히고 머리 스타일과 핸드백만 교체한 모습
■ 모은 의상으로 코디와 스타일 대결
모험, 퀘스트 진행, 뽑기 등 다양한 방면에서 도안과 의상을 습득하고 나면 니키의 코디 선택지가 정말 다양해진다. 여기에 스타일 대결을 통해서도 일부 의상의 도안을 획득할 수 있다. 언리얼 5 엔진 기반으로 빚어진 인피니티 니키의 비주얼은 꽤 뛰어나서 성능이 많이 뒤쳐지는 개인 PC를 사용해도 모바일 버전과는 확연히 다른 퀄리티를 느낄 수 있었다. 이런 비주얼을 바탕으로 니키는 다양한 의상을 훌륭하게 소화해내는데다 코디 게임이라는 정체성 자체로 인해 그 배리에이션이 넓어 이것저것 입혀보는 재미가 있다.
의상은 세트 복장 구성도 있고, 파츠별로 따로 선택해서 착용하는 것도 가능하며 액세서리도 부위별로 다양하다. 여기에 축복 섬광이라는 추가 이펙트 효과를 주는 요소와 메이크업도 수집할 수 있어 플레이어가 입맛대로 다양한 형태의 니키를 만들어내는 것이 가능하다. 또, 중복 의상을 습득해 일종의 한계돌파처럼 같은 코디 세트의 다른 버전을 만들어내는 것도 가능해 이런 부분에서도 색다른 맛을 느끼게 만든다.
이런 스타일의 의상이
진화하면 이렇게
스타일 대결은 인피니티 니키의 정체성이라고도 볼 수 있는 요소인데, 생각보다 빈번하게 한다는 느낌은 아니지만 플레이어가 게임을 진행하면서 한 번 씩은 진행하게 되는 관문의 느낌을 준다. 대중적으로 익숙한 예를 들어보자면 포켓몬스터 시리즈의 체육관 관장을 클리어하는 것처럼 메뉴의 세력 항목에서 확인 가능한 스타일리스트에게 찾아가 대결을 신청할 수 있다. 이들은 시간대 등의 조건에 따라 자리에 나타나거나 사라지기도 하므로 표시된 정보를 파악해 대결을 하면 된다. 나름대로 '세력'이라는 이름을 써서인지 지역별로 여러 세력과 최고 우두머리가 존재하며, 이들을 쓰러뜨리고 지역의 최종 보스격인 세력을 상대하는 것이 하나의 목표가 된다.
사실 코디로 승부한다는 이미지에서 처음 느낀 것은 대결하는 상대방의 코디와 내 코디를 비교해 우위를 점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인피니티 니키의 스타일 대결은 아니라 세팅한 의상이 배틀의 주제로 선정된 테마나 키워드와 얼만큼 부합하는지, 얼만큼 높은 총 점수를 확보하고 있는지를 체크하는 일종의 시험을 받는 느낌이 강한 편이다. 따라서 상대방의 코디 실력은 스타일 대결에서 볼 수 없다. 대결 NPC들이 모두 독특한 비주얼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서 특히 잔 세력들은 앞서 예시를 들었던 포켓몬스터의 일반 트레이너를 상대한다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스타일 대결에서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태그와 얼마나 매치가 되는 의상이느냐, 그리고 그 태그의 능력치 총합이 얼만큼 되느냐 이 두 가지다. 그래서 이기기만을 위해서라면 그냥 조합을 신경 쓰지 않고도 최고로 태그 능력치가 높은 의상 파츠들을 선택하고 액세서리 5종을 선택, 축복 섬광을 선택하면 간단히 이길 수 있다. 축복 섬광은 의상에 비해 워프 포인트에서 진입할 수 있는 컨텐츠로 수집하지 않으면 상대적으로 굉장히 부족하니 어느 정도 수집해두는 편이 좋다. 성능 좋은 축복 섬광은 마지막에 몇 천 포인트를 벌 수 있으니 소홀히 하지 않는 게 좋다.
일반적인 세력의 하위 스타일리스트들은 그런대로 리폼(강화)하지 않은 의상으로도 퍼펙트 판정으로 승리를 따낼 수 있지만 상위 단계의 스타일리스트, 상위 지역의 스타일리스트에게 도전할수록 기본 상태의 코디로는 포인트가 굉장히 부족해진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의상 리폼과 축복 섬광 레벨업을 시도할 수 있다. 리폼은 강화 시스템으로 개별적으로도 할 수 있지만 간편하게 세트 의상 전체를 한 번에 목표 레벨까지 올리는 기능도 준비되어 있어 스타일 대결에서 점수가 부족해 패배했다면 핀 포인트로 이런 방식을 활용해 재대결로 승리를 거머쥘 수도 있다.
리폼이 되지 않은 의상으론 노말 클리어도 못했지만
세트 자체를 리폼으로 육성하면 바로 퍼펙트 클리어를 따낼 수 있다.
■ 탐험 자체도 볼거리
습득 가능한 의상들 중에는 단순히 미관이 좋은, 이펙트 추가 정도의 특수 효과를 지니고 있는 세트 외에도 스토리 진행을 통해 도안을 얻어 제작 가능한 독특한 세트가 여럿 존재한다.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보유한 상태인 공격용, 활강용 같은 능력 세트들은 물론이고, 재료를 얻기 위한 수단으로 브러싱 능력, 낚시, 전기 회로 수리, 글라이딩, 바이올린 연주 등의 능력을 사용 가능한 능력 세트들을 게임 진행을 통해 획득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음계나 반음 표현에 어려움은 있지만 바이올린 연주를 자유롭게 하면서 가지고 놀 수 있는 악기 연주 세트와 조금 활강하다 빠르게 추진력을 잃어 아래로 하강하는 초기 활강이 아닌 먼 거리를 날아가는 것이 가능한 글라이딩 능력 세트가 인상적이었다.
기적의 대륙은 오픈월드를 거니는 플레이어들이 이런 의상의 능력을 해금할수록 더욱 많은 곳을 선보인다. 활강으론 가기 어려운 장소에 있는 일종의 스킬 트리 해금용 컨텐츠인 상상의 별도 이런 능력들을 십분 활용해 찾아낼 수 있고, 단순히 스토리를 진행하는 것만으로도 인피니티 니키에 구현된 세계의 그럴듯한 비주얼들을 감상하며 직접 돌아다니는 것이 가능하다. 인상적이었던 장소들 중 두 군데를 꼽아보자면 거대한 용오름이 솟아오르고 있는 지역, 그리고 거대한 종이학을 타고 이동하는 장소가 기억에 남는다. 전자는 플레이어를 압도하는 자연환경 때문에, 후자는 종이학을 타고 이동한다는 감성 자체에 해당 구간에서 흘러나오는 BGM이 상당히 조화로웠기 때문.
자잘한 미니게임이 대단히 많은 편이다.
순전히 가지고 놀 수 있어서 좋았다.
이외에도 기적의 대륙에 사는 사람들은 소원병이라는 것을 두는 문화가 있는데, 이것도 큰 것은 아니지만 지역에 따른 차이점이 있다. 처음 가게 되는 마을에서는 중심부에 위치한 나무에 소원병을 걸어두고, 두 번째 마을의 주민들은 소원병을 나무가 아닌 바위 위에 올려둔다는 약간의 차이점이 있다. 이외에도 거주하는 환경이 전자는 보편적인 마을의 모습이라면, 후자는 돌나무라는 바위 기둥 위에도 터전을 두고 살아간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실제 게임에는 큰 영향을 끼치지 않고, 때로는 불편하기도 하지만 이런 차이점들을 눈여겨보는 플레이어들에게는 관심이 갈만한 요소들로 채워져있다.
그간 출시된 기성 멀티플랫폼 오픈월드 게임들과 비슷한 스타일이지만 그 방향성이 코디 수집과 힐링 요소, 미니게임 등으로 채워진 인피니티 니키는 이런 컨텐츠들로 기존 게임들과의 차별성을 뒀다. 퀘스트조차도 쉽게 추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퀘스트와 단서를 바탕으로 추측해서 진행해야 하는 퀘스트가 존재해 좀 더 플레이어가 인피니티 니키에서 표현하고 있는 기적의 대륙을 적극적으로 탐험하길 권유하는 느낌의 게임이라고 할 수 있겠다.
가벼운 전투도 존재한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