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에이 테크모와 팀 닌자라고 하면 대표적으로 생각나는 게임 시리즈는 닌자 가이덴. 데드 오어 얼라이브, 그리고 인왕이다.
지난 2월 인왕 시리즈의 최신작인 ‘인왕3’이 출시되면서, 다시금 일본 전국시대를 무대로 펼쳐지는 독특한 시스템의 고난도 다크 전국 액션 RPG를 즐길 수 있게 됐다. 새로운 이야기와 시스템을 담아낸 인왕3은 전작 출시로부터 약 6년 만에 게이머들을 찾아온 것이다.
인왕 시리즈 안 해본 뇌의 PS5 인왕3 체험을 시작해보겠다.
■ 요괴와 전국시대가 내리깔린 세계
한국의 삼국시대, 중국의 삼국지처럼 일본에도 영토 전체가 전쟁을 펼치던 시기는 당연히 있다. 그 중에서도 미디어에서 상당히 높은 빈도로 볼 수 있는 것이 흔히 전국시대라 부르는 시기다. 인왕3은 그런 격동의 전국시대가 마무리되는 시기에 시작된다.
플레이어는 역사적으로 오다 노부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에 이어 패권을 잡았던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후손 도쿠가와 다케치요가 된다. 그리고 다케치요가 쇼군이 되는 날, 형제 또는 남매 사이인 도쿠가와 구니마쓰의 배반으로 인해 도쿠가와의 요인 상당수가 죽음을 맞이하고 다케치요 또한 죽음의 위기에 놓였을 때 과거로 시간이동을 하며 본격적인 스토리 전개가 이루어진다.
본편의 스토리는 이렇게 시간 이동을 통해 다케다 신겐, 혼다 타다카츠, 도쿠가와 이에야스 등 전국시대에 이름을 날린 명장의 시대로 넘어가 진행되는데, 단순히 역사 기반의 액션 게임이 아니라 뭘 더 넣었다.
인왕3에는 전국시대와 요괴가 공존하고 있다. 아니, 말이 그렇다는거지 실은 공생 관계가 아니라 죽고 죽이는 관계라고 할 수 있다. 요괴에게 파괴당한 마을이 허다하고, 일본 특유의 유명한 요괴들과 상당히 많이 맞서게 된다. 요괴는 일반적인 적부터 다이다라봇치 같은 초거대 요괴까지 정말 다양하다.
당연히 요괴와 수호령, 전국시대 전황을 엮은 스토리가 전개되다보니 평소에 전국시대도 삼국지 같은 감성으로 관심을 가졌던 입장에서 꽤 흥미롭게 스토리를 살폈던 것 같다. 전국시대 무장, 요괴 같은 좋아하는 요소가 엮이니 재미가 배가 됐다.
심지어 누리카베나 누레온나 같은 유명한 요괴는 물론 요괴는 잘 몰랐던 종류까지 등장했는데, 그 중 일부는 인왕3에서 구현된 전투 스타일만으로도 원전에서 대략 어떤 특징을 가진 요괴인지 유추할만한 윤곽이 잡혔다. 게임을 진행하다보면 이런 요괴들로 인해 발생한 소지옥, 지옥처럼 일종의 이계가 강림한 것 같은 장소를 지나게 되며 여기에서 지옥 무기 같은 고유 스킬 장비도 얻을 수 있다.

우호적인 요괴도 있다
소지옥을 파괴하거나 지옥을 돌파하는 것 외에도 각 시대의 드넓은 맵에는 플레이어가 수집할 수 있는 요소나 서브 퀘스트도 깔려 있다. 육성 측면에서도 이런 수집품을 모으며 특전을 해금해 난이도를 보다 수월하게 가져갈 수 있다.
서브 퀘스트는 보통 길진 않지만 진행하면서 제법 흥미를 갖고 플레이 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유령이 플레이어에게 부탁을 해서 들어주다보면 지키려던 대상이 이미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기도 하고, 단지 숨겨진 온천을 확보해주기도 하는 등 성불시키기 위해 부탁을 들어주는 구조로 느껴졌다.
■ 사무라이와 닌자 액션
인왕3에서는 플레이어가 취할 수 있는 전투법이 크게 두 가지 존재한다. 사무라이와 닌자다. 그리고 두 전투 스타일은 개성이 확실하게 드러나 플레이어가 자신의 입맛에 맞는 쪽을 사용하거나, 혹은 두 쪽의 장점을 모두 취하면서 전투를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줬다.
사무라이 스타일은 납도, 상단, 중단, 하단 자세를 각각 취할 수 있으며 공격 후 가드 버튼이나 추후 해금을 통해 회피 버튼을 활용해서 잔심을 발동할 수 있다. 공격 후 잔심을 사용하면 즉시 캐릭터가 자세를 잡고, 기력도 좀 더 빠르게 회복되는 효과가 있다. 이를 활용해 잔심을 캔슬기로 활용하는 콤보 전개도 있다. 추가로 요괴들이 생성하는 지대에서는 기력 회복이 대폭 줄어드는데 이 지대를 잔심으로 치울 수 있어서 사무라이로 플레이 할 때 잔심은 사실상 필수적으로 익히는 편이 좋은 기초 테크닉이다.

플레이하며 실제 유저가 아닌 그들의 데이터 기반으로 움직이는 도우미도 부를 수 있다
닌자의 경우는 잔심이 없기 때문에 잔심을 통한 바닥 지우기나 기력 회복 가속은 할 수 없다. 대신 회피와 빠른 속도감의 전투를 구사하고 공격에 사용하는 기력의 양이 사무라이와 비교하면 확연히 적다. 사무라이의 자세 시스템에 대응하는 인술을 구사해서 전투를 유리하게 이끌어 가는 것도 가능하다. 아예 인술 쪽에 특화된 파밍과 육성을 하며 인술 위주의 닌자 빌드로 가면서 싸우는 것도 하나의 길이다.
처음에는 좀 복잡할 수도 있지만 게임을 진행하면서 전투에서 유용한 콤보 몇 가지는 손에 익게 되고, 그러면서 점점 인왕3의 전투에 빠져들게 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난도 높은 게임들에서 종종 볼 수 있는 강한 무기군도 있기는 하다. 사무라이는 도끼, 닌자는 톤파를 사용하면 초보자도 상당히 수월하게 게임을 진행하는 것이 가능하다.
나는 사무라이에게 칼, 닌자에게 톤파를 쥐어주고 사용했는데 칼도 무난했지만 닌자 스타일의 톤파가 호쾌하고 속도감이 있으면서도 1회차 플레이에서 굉장히 유용하게 쓰였다. 무기 스킬과 인술 커스터마이즈 기능을 통해서 특정 자세나 상황에 어떤 기술을 사용할 것인지 세팅해 나만의 콤보를 연구하는 재미도 있다.
전투 난도가 높은 것은 사실이다. 솔직히 기존에 이런 계통의 게임을 해보지 않았다면 특히 초반부에 고생 깨나 할 것이라 생각한다. 나 역시 많이 해봤을 뿐이지 실력이 그만큼 는 것은 아니라서 처음에 좀 헤맸다.
초반에 맞서는 다케다 신겐의 아카조나에 야마가타 마사카게와의 보스전이나 처음 진입하는 지옥 하마마쓰에서 굉장히 포기하고 싶은 생각까지 들었다. 요령이 부족한 부분도 있겠지만 이때만큼은 지친 나머지 자코쓰바바 보스전은 온라인으로 조력자를 불러 처리했었다.

클리어했을 때의 쾌감이 뛰어나다
그런데, 이후 요령이 붙고 육성과 파밍의 진도가 나가면서 스타일과 무기별 스킬을 찍어나가니 점차 게임이 손에 익었고 전투의 재미가 늘었다. 앞서 이야기한 탐험을 통해 지옥에서의 악영향을 적게 받도록 하는 특전까지 활용하니 처음에는 되도록 피해서 진행했던 강한 적들에게도 싸움을 걸고, 보스전에서 쓰러져도 다시 도전할 마음이 쉽게 생겼다. 재도전 끝에 승리하면 솟아오르는 쾌감 또한 훌륭했다.
나중에는 가문을 통해 더욱 강력한 효과를 받을 수 있는 만큼, 초심자라도 초반 구간만 잘 버티면 인왕3이 준비한 컨텐츠를 충분히 소화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 그래픽에선 조금 아쉽다
인왕3은 최신작이라기에는 그렇게 최첨단을 달리는 그래픽이 아니다. 사실 게임성 자체에 재미가 있고 그래픽맛으로 하는 게임은 아니니 그건 솔직히 개인적으로 큰 문제라 생각되지 않았다. 하지만 PS5 버전을 기준으로 전반적인 밝기가 좀 높은데 뿌연 필터 처리 같은 것이 있어서 시각적으로 힘들었던 부분들이 있었다.
예를 들어 다이다라봇치가 존재하는 지역에서는 안개와 함께 뿌연 화면으로 인해 다이다라봇치의 실루엣도 겨우 보일 정도였다. 사용하는 출력 장치에 따라서는 아예 보이지 않을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밝기를 조절해도 이렇다 할 정답이 없었기 때문에 이 부분은 좀 아쉬웠다.

그래도 인왕 시리즈가 가지고 있다는 독특한 재미가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처음에는 매운 난이도만으로 먹는 게임인 줄 알았지만 진행하면서 보니 이번 타이틀에선 초심자를 위한 파밍 방식도 오픈필드에서 잘 파먹으면 어떻게든 넘길 수 있는 수준으로 스펙을 끌어올려주고, 파밍과 육성이 완료될수록 점점 극딜로 보스를 순삭시키는 핵앤슬래시같은 감성도 있다는 것을 느꼈다.
또, 처음 난이도에 겁먹지 않고 계속 진행한다면 정말 재미있어지면서 '조금만 더 하고 끄자'가 반복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게임을 왜 하는거지?라는 생각을 종종 하곤 하는데 인왕3은 초반구간을 극복해내고 나면 즐거움이 전투에서의 분노를 덮었다. 물론 그렇다고 열받지 않는 보스만 있었다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확실히 수월해지면서 재미가 붙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어렵다는 이야기를 듣고 주저했다면 초반만 잘 견뎌보기를 바란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