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딘가 비어있는 '쪽대본'의 느낌, '히간:이루실'

오토배틀러와 수집형 게임의 접목은 OK
2026년 08월 03일 18시 27분 21초

넥슨의 신규 퍼블리싱 브랜드 '셀렉트 올(select all)'은 데이터 기반의 고도화된 게임 검토 프로세스를 통해 잠재력 있는 게임을 발굴한다고 알려졌다. 그리고 이를 통해 선보인 것이 수집형 RPG '히간:이루실'이다.

 

히간:이루실은 중국 빌리빌리(Bilibili Inc.)에서 개발한 모바일, PC 멀티 플랫폼 기반 서브컬처 수집형 3D RPG다. 이번에 갓 출시한 신선한 신작이라기보다, 지난 2023년 4월 글로벌 출시를 한 바 있으며 2024년 12월엔 게임성과 캐릭터를 전면 개선한 2.0 리메이크판을 선보이기까지 한 게임이다. 그러니까 어찌보면 예전 게임에 호흡기를 댔다고 하는 표현이 어울릴 수도 있겠다.

 

국내에 출시된 히간:이루실은 이 2.0 리메이크 버전이다. 플레이 환경은 갤럭시 Z 폴드6이다.

 

 

 

■ 쪽대본, 근데 중간 페이지가 빈

 

서브컬처 게임에서는 아무래도 매력적인 캐릭터성, 그리고 이를 더욱 빛나게 해줄 감초같은 스토리 같은 요소들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막말로, 아주 매력적인 일러스트와 캐릭터들만으로도 게임 플레이의 원동력이 되어주는 것이 서브컬처 게임의 특징이라고 생각한다.

 

히간:이루실은 이런 부분에서 어떤 매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궁금했다. 일단 대표 이미지만 봐서는 감이 잘 잡히지 않아 게임을 시작했는데, 도입부 스토리를 플레이하며 뇌리를 스친 것은 여러 개의 의문부호였다.

 

히간:이루실의 스토리는 마치 여러 개의 꿈, 그 중에서도 일부를 엮어서 보여주는 것 같은 구성이었다. 꿈은 보통 맥락이 모호하지 않은가. 그런데 그 안에서도 일부만을 엮어서 보여준다면? 이 게임의 도입부 스토리는 이와 비슷한 느낌을 주는 구성이다.

 


 

 

 

대화 장면이나 컷신, 만화를 곁들여가며 보여주려는 시도는 좋은데 도입부의 스토리는 정말로 이야기의 사이사이가 끊어진 것 같은 당혹감의 연속이었다. 어렴풋이 이야기의 토대가 잡힐 것도 같으면서 무슨 이야기인지 알기 힘든 형식이다. 쪽대본 여러 개를 이어붙였는데 중간 페이지들이 빠진 느낌.

 

이 문제는 도입부 스토리를 벗어나면 그래도 조금은 나아진다. 하지만 이 도입부에서의 경험이 강하게 남아 질겁하게 될 가능성도 높다고 본다. 가뜩이나 초반에 게임의 세계관이나 설정을 주입하는 서브컬처 게임들이 많은 편인데, 히간:이루실의 경우는 한 덩어리가 아닌 여러 개로 잘린 것 같은 이야기를 하면서 대략적인 설정까지 파악해야하니 여간 힘든 것이 아니었다.

 


 


본편으로 넘어오면 스토리 전개가 좀 무난해진다

 

메인 스토리에서도 전개를 따라가기 힘든 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도입부에 비해서는 훨씬 나은 편이고, 전체적인 흐름도 파악하기 쉽다. 캐릭터들이 가진 특징도 이 즈음에는 좀 알 수 있는데, 도입부에서 우선 진입장벽을 크게 세워버린 느낌이다.

 


만화를 활용한 보충은 괜찮았다

 

■ 유의미한 전략, 오토배틀

 

히간:이루실은 해외에서 출시 후 몇 년이 지난 만큼 국내 출시 시점부터 이미 다양한 컨텐츠들을 갖추고 있다. 그리고 이런 컨텐츠들은 오토배틀러 스타일의 전투를 기반으로 한다. 방치 보상을 더욱 늘려주는 컨텐츠까지도 오토배틀러 스타일의 전투를 진행해 클리어 구간별로 늘어난다.

 

이렇게 컨텐츠 전반에 오토배틀러 스타일의 전투가 깔려있는 만큼 그 안에서 유의미한 전략을 전개할 수 있느냐가 궁금한 부분이었다. 이런 스타일의 전투에서는 캐릭터를 배치하는 위치나 태그처럼 배치된 동일 카테고리 캐릭터들 사이에 이점을 부여해주는 시너지 효과 등이 전투에서 어떤 결과를 내는지가 재미를 느끼게 해준다.

 


 


픽업 캐릭터였던 야리 성능이 꽤나 좋아서 각 컨텐츠에서 야리를 살리는 전략을 주로 썼다

 

히간:이루실은 의외로 이런 부분에서는 꽤 생각할거리를 만들어준다. 실제 캐릭터 배치를 어느 자리에 하느냐도 전투 결과에 차이가 발생하고,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으며, 아예 일부 스테이지에서는 지형 기물이나 빠르게 처치해야 수월한 적 등의 요소를 배치해 플레이어가 이런 변수를 고려하도록 만들어뒀다.

 

물론 이런 전략을 실험해보기 위해서는 캐릭터가 많아야 하고, 캐릭터 수집형 게임의 특성상 새로운 캐릭터는 대개 뽑기에 의존한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얻은 캐릭터는 일종의 링크 시스템을 활용해 평균 레벨을 맞춰주기도 하고, 메인 파티 캐릭터에 등록하면 나름대로 즉시전력 수준의 성장 상태를 이어받을 수도 있다는 부분이 괜찮았다.

 


 

 

 

그래서인지 전투 관련 컨텐츠에서는 이런 종류의 모바일게임에서 기대할만한 재미를 어느 정도 잘 보장하고 있다고 본다. PvP에서 모두가 동일한 풀에서 주어지는 캐릭터를 골라 빌드를 맞춰가며 우승하는 재미와는 다르지만 PvE 위주의 모바일게임에 수집형 게임이 접목됐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꽤 괜찮은 결과물이다.

 

■ 스토리 다듬고, 매력적 캐릭터도 다오

 

히간:이루실의 출시 초기 버전을 플레이해보지 않았으니 내게는 국내에 출시된 2.0 버전이 이 게임의 첫 인상이다. 한 차례 리메이크를 거쳤다는 사실을 들었으니 어느 정도 기대가 있기도 했다.

 

그런데,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도입부의 인상이 너무 강했다.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걸까?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연결성이 부족해 이야기를 중구난방한 느낌으로 보이게 만든다. 이게 궁금증을 유발하기 위해서였다면 조금 실수가 아니었나 싶다. 이게 리메이크를 한 번 거친 결과라고?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후의 스토리에서 좀 더 다듬어진 전개를 보여준다는 부분은 다행스럽다. 적어도 흐름을 멀쩡하게 따라갈 수 있었다. 초반부에 유저를 주저하게 만드는 요소는 아무래도 저 도입부가 아닐까. 지속성을 위해서는 최소한 도입부 스토리를 더 다듬어내지 않으면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다.

 

매력적인 캐릭터들의 꾸준한 수급은 서브컬처 수집형 게임에서는 당연한 요구이기도 하다. 히간:이루실은 전투 부분에선 생각보다 큰 불만이 들지 않았으니 이와 함께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계속해서 나오면 좋겠다. 캐릭터 모델링의 경우는 격차가 좀 큰 편이나, 소위 미래시라는 방식을 통해 해외 서버에서 선보였던 캐릭터들을 살펴보면 이 부분은 새로운 캐릭터일수록 해소되는 문제라고 본다.

 


캐릭터 뽑기 연출

 

왜 19세 이용가 등급을 받았는지는 의문

 

매력적인 캐릭터와 일러스트에 걸맞는 모델링 퀄리티, 그리고 가능하다면 적어도 도입부 스토리의 수정 정도는 해줬으면 한다. 첫 인상은 늘 중요하다. 게임 플레이 도중 보이는 일부 메뉴에서의 번역되지 않은 언어 같은 부분은 그나마 낫지만 제일 처음 보게 되는 장면 정도는 다듬어줘야 하지 않겠는가.​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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