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올 한해도 어느덧 저물고 있다. 게임샷은 2024년 게임업계를 뜨겁게 달궜던 10대 뉴스를 선정해보았다.
■ IP(세계관)힘 다시 느끼게 해준 지스타 2024 그리고 논란 가중된 게임대상
올해 지스타의 흐름은 단연코 '세계관'이었다.
넥슨은 3D 액션 RPG '프로젝트 오버킬'과 하드코어 액션 RPG '퍼스트 버서커: 카잔' 등 '던전앤파이터' 세계관의 신작 2종을 선보였으며, 예전부터 다수의 IP를 성공적으로 확장시켜 온 넷마블은 동명의 드라마를 바탕으로 한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와 몬스터길들이기를 계승한 신작 RPG '몬길: STAR DIVE'를 공개했다.
라이온하트는 '오딘: 발할라 라이징'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다크 판타지 컨셉의 MMORPG '프로젝트Q'를 공개했으며, 그라비티는 이번 지스타에서 최초로 공개 된 '라그나로크 3'와 'Project Abyss(가칭)', '라그나로크 크러쉬'를 선보이며 라그나로크 세계관의 확장을 이어나갔다.
이 외에 펄어비스는 '검은사막'과 세계관을 공유하는 콘솔 기대작 '붉은사막'을, 크래프톤은 호주의 1인 개발자가 출시한 딩컴을 원작으로 한 '딩컴 투게더'를, 그리프라인은 '명일방주 IP'를 활용한 3D 실시간 전략 RPG '명일방주: 엔드필드'를 출품했다.
한편, 지스타 전날 진행 된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는 그 동안 꾸준히 제기되어 왔던 심사의 불투명성에 대한 문제가 다시 한 번 지적되면서 거센 논란이 일었다. 특히 공로상 수상자에 대한 논란이 커지면서 결국 게임이용자협회는 문화체육관광부에 심사와 관련한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 해외게임쇼 큰 손된 국내 게임업계
게임스컴, 도쿄게임쇼, 태국게임쇼 등 해외 게임쇼에 국내 게임사들의 적극 참가가 눈에 띄었다.
지난 8월 21일부터 25일까지 독일에서 진행된 '게임스컴 2024'는 단연코 K-게임이 돋보인 자리였다. 소니, 닌텐도, MS등 콘솔 플랫폼의 강자들이 빠진 빈 자리를 한국과 중국 게임업체들이 채웠던 것.
게임스컴 2024에 참가한 한국 기업 및 협단체는 총 33개로 지난해(21개)와 비교해 참가 규모가 대폭 늘었다. 주요 참가사로는 넥슨, 크래프톤, 네오위즈, 펄어비스, 오션드라이브, 하이브IM 등이 있으며 한국게임산업협회, 한국콘텐츠진흥원, 경기콘텐츠진흥원과 같은 협단체도 참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8월 20일 열린 게임스컴 전야제인 '오프닝 나이트 라이브'에서도 K-게임에 대한 반응은 뜨거웠다. 넥슨은 네오플이 개발 중인 신작 '퍼스트 버서커: 카잔'의 신규 정보를 공개했고, 크래프톤은 '다크앤다커 모바일'과 '인조이'의 신규 트레일러 영상과 새로운 정보를 최초로 공개했다.
이어진 도쿄게임쇼에서 넥슨은 ‘카잔’ 단독 부스를 운영해 현지 게이머들의 호평을 이끌어냈으며, 빅게임스튜디오는 멀티 플랫폼 서브컬쳐 RPG ‘브레이커스: 언락 더 월드’를 출품해 다양하고 심도깊은 피드백을 수집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과 서울경제진흥원 등도 중소 게임사들의 해외 시장 진출을 적극 도왔다.
10월 개최된 태국게임쇼는 그라비티와 더불어 한국관광진흥공사, 한국콘텐츠진흥원, 경기콘텐츠진흥원, 전남정보문화산업진흥원(전남진흥원), 광주글로벌게임센터 등 한국 공공기관이 적극 참가하면서 관람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또 공식 시연공간에는 'P의 거짓', '스텔라 블레이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스타시드: 아스니아 트리거', '이터널 리턴', '캄퍼스 등 여러 게임들이 전시됐다.
게임쇼는 아니지만, 글로벌 게임 시상식인 '더 게임 어워드'에서도 국내 게임사들의 참여가 눈에 띄었다.
넷마블은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의 ‘Ver 3.0 업데이트 PV: 제주도 레이드’ 영상을 공개했으며,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의 신규 트레일러 영상을 공개했다. 넥슨은 '던전앤파이터: 아라드'의 트레일러 영상을 처음으로 공개했으며, 하드코어 액션 RPG 기대작 '퍼스트 버서커: 카잔'의 출시일을 공개했다. 또 펄어비스는 '붉은사막'의 신규 트레일러 영상을 공개하고 2025년 4분기 출시를 예고했다.
■ 서브컬쳐 올해도 흥행 거셌다
서브컬쳐는 이제 주류를 넘어 레드오션화 되어가는 추세다. '스타시드: 아스니아 트리거', '테르비스', '뮈렌: 천년의 여정', '테일즈런너RPG' 등 다수의 서브컬쳐 게임 신작이 출시됐으며, 국내 최대 게임쇼인 '지스타 2024'와 국내 최대 애니메이션 X 게임 축제인 'AGF2024'에도 다수의 신작들이 공개됐다.
라이온하트 스튜디오는 자사가 개발 중인 첫 서브컬쳐 게임 '프로젝트 C'를 지스타와 AGF2024에 출품했다. 특히 AGF2024에서는 세계관 속 아카데미 네뷸라 캠퍼스의 모습을 형상화한 부스 디자인과 학교 콘셉트에 충실히 구현한 라커룸, 수련실, 운동장 공간은 관람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넷마블은 '몬길: 스타 다이브'를 지스타 2024에서 최초로 공개했다. '몬길: 스타다이브'는 국내에 수집형 모바일 RPG의 지평을 연 '몬스터 길들이기'의 후속작으로,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비주얼과 흥미로운 스토리 라인, 재치있는 대사와 경쾌한 분위기로 관람객들의 호평을 받았다.
AGF2024에서도 다수의 게임사들이 참가했다. '승리의 여신: 니케'(시프트업), '페이트/그랜드 오더'(넷마블), '브라운 더스트2'(네오위즈), '테르비스'(웹젠), '에픽세븐'(스마일게이트) 등 서비스 중인 서브컬쳐 게임들은 팬들과 만나는 시간을 가졌으며, 위메이드커넥트는 출시를 준비 중인 서브컬처 기반 모바일 RPG ‘로스트 소드’를 선보였다.
■ 페이커와 T1 롤드컵 최대 우승, e스포츠 매니아 스포츠에서 국민스포츠로
페이커와 그의 소속팀인 T1이 전 세계 최대 e스포츠 대회로 꼽히는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에서 통산 5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11월 2일 열린 결승전에서 T1은 중국의 BLG와 풀세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승리를 거머쥐었다. 특히 페이커는 경기 내내 신들린 플레이를 보여주며 우승의 일등 공신이 된 것과 동시에 파이널 MVP에 선정됐으며, 여기에 결승전을 통해 롤드컵 통산 500킬 이상을 최초로 달성하며 살아 있는 ‘리빙 레전드’의 모습을 직접 보여주기도 했다.
이러한 활동을 바탕으로 세계 최대 게임 시상식 '더게임스어워드'에서 페이커는 2년 연속 '최고의 e스포츠 선수'로 선정됐으며, 그의 소속팀인 T1도 '최고의 e스포츠 팀'을 수상했다.
한편, 페이커 이상혁 선수는 지난 11월 20일 외교부에서 주최한 '2024 글로벌 혁신을 위한 미래 대화'에서 기조연설을 맡아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가 아니라, 성공의 일부"라며 청년들을 향해 "좋아하는 것을 하시고, 열정을 갖고 실패를 두려워 말고, 남들을 존중하라"는 메시지를 전해 깊은 울림을 줬다.
■ 올해 국내게임산업의 중심 '넥슨'
역대 최대 과징금, 던파이어 던파모바일도 중국서 대박, 올해 매출 4조원 육박, 국내 게임산업 탑으로,상상을 현실로 만든 넥슨아이콘 매치,저작권 분쟁
올 한 해 국내 게임산업의 주인공은 넥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지난 5월 중국에서 출시를 마친 '던파 모바일'은 7개월만에 약 1조5천억 원(10억 6천만 달러)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국내 누적 매출의 5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앱 마켓 매출 외 여러 광고 수익 등을 포함하면 실제 수익은 이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던파 모바일의 흥행에 힘입어 넥슨의 올해 연 매출도 4조원을 가뿐히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넥슨은 지난 3분기 매출 1조2293억원(1356억엔)을 거두며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했다. 3분기 누적 매출은 3조2727억원으로 집계됐으며, 연간 매출은 4조원을 넘어 5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FC 온라인'과 'FC 모바일'을 서비스 중인 넥슨은 전 세계 전설적인 축구 선수들이 모여 축구 경기를 펼치는 '2024 넥슨 아이콘 매치'로 국내 및 해외 축구 팬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10월 19일 진행된 전야제 성격의 ‘이벤트 매치’에서는 게임을 연계한 화려한 오프닝과 이색적인 대결, 전술 훈련을 진행하며 관중들의 시선이 집중됐다. 경기장은 레전드 선수들의 현역 시절 유니폼을 착용한 팬들의 환호성으로 가득 찼으며, 세 가지 콘셉트로 진행된 미니 게임에는 현역 시절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던 선수들이 출전하며 ‘이벤트 매치’만의 진풍경을 자아냈다.
2일 차인 20일 진행된 ‘메인 매치’는 상상을 현실에 구현한 축구 경기로, ‘FC 스피어(공격수팀)’와 ‘실드 유나이티드(수비수팀)’가 맞붙어 64,210명 현장 관중과 시청자들의 눈을 의심케 했다. 축구 역사에 획을 그은 세계적인 레전드 선수들의 등장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플레이에 경기장은 팬들의 응원과 함성으로 가득 채워졌다.
양일간 온라인에서 누적 온라인 생중계 시청자 수는 약 360만 명과 최고 동시 접속자 수 약 27만 명을 기록했으며, 아이콘 매치 단독 중계 방송사 MBC의 TV중계 시청률은 3.5%로 화제성을 입증했다. 또한, 유니폼과 머플러 등 ‘아이콘 매치’ 브랜딩 굿즈 전량이 매진되며 인기를 실감케 했다.
물론 '호사'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공정위는 올해 1월 넥슨이 메이플스토리 내에서 판매하는 확률형 아이템 확률을 소비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고도 이를 누락해 알리지 않았다며 시정명령과 과징금 116억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이어 2월에는 메이플스토리 이용자 수 백여명이 넥슨을 상대로 손해배상과 환불 청구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다크앤다커' 소송전도 3년째 이어지고 있다. 지난 17일 넥슨코리아가 아이언메이스를 상대로 낸 영업비밀침해금지 청구 소송의 변론기일에서 있었던 첫 증인신문에서는 프로젝트 중단 경위, 게임 유사성 여부 등을 놓고 양측이 팽팽하게 대립했다. 재판부는 이번 재판의 선고기일을 내년 2월 13일로 잡은 상태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