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의 자회사 엠바크 스튜디오가 개발 중인 PvPvE 서바이벌 액션 신작 '아크 레이더스(ARC Raiders)'의 두 번째 테크니컬 테스트를 앞두고, 소규모 대상의 사전 테스트를 진행했다.
아크 레이더스는 콘솔과 PC 패키지로 개발되고 있는 익스트랙션 기반 게임으로, 독창적 공상 과학 세계관 속에서 거대한 기계 생명체 아크(ARC)가 지배하는 종말 이후의 지상 러스트 벨트를 무대로 하고 있다. 각각의 플레이어는 레이더가 되어 위험 지역을 탐사하면서 자원을 수집하고, 동료 레이더와 협력 또는 경쟁하며 게임을 즐기게 된다.
한편 2차 테크니컬 테스트는 30일부터 5월 4일까지 PC와 콘솔 플랫폼에서 진행된다.
■ PvE도 위협적인 탐사
익스트랙션 장르 게임의 경우는 결국 한 매치에서 획득해 들고 돌아가는 보상의 질을 높이기 위해, 혹은 온전히 들고 돌아가기 위해 플레이어들과 경쟁을 펼치는 PvP 컨텐츠가 가장 난이도가 높고, 배치된 AI 적들과 싸우는 PvE 쪽은 상대적으로 대처가 쉬운 편이다. 하지만 아크 레이더스의 경우는 그 PvE마저도 방심할 수 없는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게임의 세계관 설정상 레이더를 포함한 인류가 이미 지하에 형성된 도시 스페란자로 밀려났다는 것 때문인지, PvE 적인 아크들이 꽤 강하게 설정되어 있다. 가장 약한 수준의 아크들은 총 몇 방으로 쉽게 처리할 수 있고, 근접 공격으로도 가볍게 상대할 수 있지만 중간급 아크들부터는 탄 소모도 심하고, 이 과정에서 다른 레이더들이나 아크의 이목을 끌 수 있다.
이 정도 적이면 전멸을 조심해야 한다
심지어 퀸과 같은 최강 개체 바로 아랫단계의 아크들을 상대할 때는 최대 팀 구성인 스쿼드 전체가 전멸하고 다른 스쿼드도 너끈하게 전멸시킬 위력을 가지고 있어 PvE 난이도 설정이 좀 독특하다고 생각된다. 아이템을 주로 획득할 수 있는 구역들은 밀집된 건물들이나 아크들이 늘 존재해 좋은 보상을 얻으려면 이들을 뚫고 들어갈지, 걸리지 않고 은밀히 들어갈지도 고민해봐야 한다.
이 난이도 있는 PvE 전투는 다른 레이더들과 교전이 언제든 벌어질 수 있는 상시 PvP 환경에서 적절한 긴장감을 주기도 하지만 때로는 너무 과한 것이 아닌가 싶은 상황도 벌어진다. 올라오자마자 잘못 걸려서 중대형 수준의 아크와 교전이 발생한 뒤 전멸해버린다면 PvP로 전멸하는 것보다 기분이 썩 좋은 경험은 아니었다.
심지어, 파티원이 한 번 아크를 건드리면 아주 멀리 있는 것이 아닌 이상 적당히 거리가 있고 걸리지 않았다 싶은데도 이쪽을 발견하고 공격해와 뜻하지 않은 전투에 휘말려 죽을 수도 있었다. 아크가 긴장감을 더해주는 수준이 된다면 괜찮겠지만, 과도한 불쾌함을 주지 않는 선을 조절할 필요가 느껴진다.
너무 쉽게 이겨도 재미없고, 너무 과하게 강하면 플레이어의 즐거움보다는 스트레스가 늘어난다. 어려운 요구지만 아크를 상대하고 잡아냈을 때의 성취감도 아크 레이더스의 매력인 만큼 그 중간 지점을 잘 캐치하면 좋을 것 같다.
■ 총기 조준이 꽤 현실적
아크 레이더스의 전투에서는 근거리 무기도 사용할 수 있지만 주로 총기와 투척물 중심으로 교전이 벌어진다. 그리고 이 총기의 조준과 발사 메커니즘이 꽤 현실적인 느낌으로 조성됐다. 그러니까, 적응하기까지는 어렵게 느껴진다는 말이다.
보통의 FPS에서는 우클릭을 해서 정조준을 하는 경우 바로 조준한 부분으로 줌이 확 당겨지고 발사도 그 지점에서 그리 멀어지지 않지만, 아크 레이더스에서는 조준한다고 해당 지점으로 바로 조준사격이 되는 것이 아니다. 빠르게 총구를 돌려 적을 조준해도 살짝 늦게 모션이 따라와 탄이 맞지 않는 경험을 종종 하게 될 것이다.
어려운 만큼 이겼을 때 쾌감이
그래도 적응하고 난 다음에는 대강 원하는 지점으로 발사하기가 어렵지는 않은 수준이다. 사전 테스트는 3일 동안 저녁에 약 3시간 정도 진행됐으니 참가 기회가 많지는 않았는데도 어느 정도 감을 잡을 수 있었다. 다만 처음에 가장 어색함을 느끼는 부분이 주로 사용하는 총기 관련이라 FPS에 익숙하지 않은 게이머는 더욱 고생할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계속 지다가 흥미를 잃을 위험도 있어 보인다.
플레이어와의 교전에서는 이런 총기 조작 숙련도와 FPS 내지 익스트랙션 장르 경험이 큰 도움이 된다. 앞에서 언급한 아크와의 전투도 플레이어의 위치를 가늠하기에 좋고, 스페란자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호출해야 하는 지하철 또는 승강기도 요란하게 작동해 레이더 사이에서 벌어질 최후의 전투를 유발하기도 한다. 아직 가방을 두둑하게 챙기지 못했다면 이 돌아가는 길을 노렸다가 습격해도 괜찮다.
맵에 투입되는 시기도 차이가 좀 있는지, 실제 사전 테스트 도중 우리 스쿼드가 올라오고 1분도 지나지 않아 같은 지점에서 올라온 다른 스쿼드와 교전이 벌어지기도 했고 반대로 테스터들이 많이 몸을 사렸는지 탈출할 때까지 아크 외엔 아무 레이더도 만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솔직히 다른 총 쏘는 게임들과 비교했을 때 처음 총기 사용감이 어색하기도 했고, 적응하기까지 시간이 걸리기도 했기 때문에 답답하기도 했지만 강력한 아크를 스쿼드가 함께 쓰러뜨릴 때나 다른 레이더 스쿼드와 싸울 때 교전하는 맛이 꽤 좋게 느껴진다.
3개의 매칭 지역에 날씨와 특별 이벤트가 적용되는데, 특별 이벤트들이 꽤 색다른 맛을 느끼게 해준다. 레이더 아이템들이 더 많이 노출되거나, 야간 작전이 벌어지거나, 초대형 아크인 퀸과 채굴기가 배치된 이벤트는 해당 매치의 전략과 격렬한 전투에 영향을 준다.
재미있는 건 전원 녹아웃 상태여도 게임오버가 아니라서 탈출기 안에만 있으면 귀환 성공한다는 점
■ 이게 뭔데 그래서
플레이 부분에서는 총기 사용감이 처음에 어색하다는 점이나 아크가 때때로 불쾌할 정도로 강하다는 것을 제외하면 긴장감도 있고 전투도 화끈했다. 하지만 시인성이나 편의성 등 플레이어가 불편함을 느낄 수 있는 부분, 그리고 익스트랙션 장르 특유의 그래서 이제 뭘 해야 하는데 같은 생각이 드는 것도 어쩔 수 없었다.
일단 뭘 해야 하는지는 초반 인트로 튜토리얼을 통해 확실히 알려주긴 한다. 지상에 올라가서 자원을 가지고 뒷통수 맞지 않고 돌아오는 심플한 목표다. 익스트랙션 장르의 기본적 구성이다. 거기에 스페란자의 상인들이 퀘스트를 주기도 하며 패스 목표 등도 존재한다. 이런 부분에서는 이제 다음엔 뭘 할까 싶은 부분에 문제가 없어보인다.
하지만 조금 하다 보면 이게 꼭 한 단계는 거치게 불편함이 있다. 예를 들어 특정 아크를 파괴하라고 하는데 이름과 함께 땅에서 다닌다는 특징을 말해주지만 이걸 직접 보기 전에는 바로 아 저게 퀘스트 대상이구나를 알기 어려운 편이다. 보면 딱 알겠는데, 보기 전까지 그런 목표들에 집중하다 팀과의 소통에 소홀해지는 집중 분산이 발생하기도 한다.
추적하면 그래도 조그만한 표시가 난다
아이템이나 장비 등과 맞물리면 점점 헷갈린다는 기분이 들기 시작한다. 점점 좋은 장비를 구성해야 하는 것은 알겠는데 이걸 하기 위해서는 스페란자의 거처에서 시설을 업그레이드해야 하고, 거점의 보관함 슬롯은 공간이 너무 적다. 추적 기능이 있기는 한데 나가서 뭐부터 버리고 담아야 할 지 한 눈에 알기 어렵다. 탄도 구매하려면 비싸니 제작해야 하며 총기 분류마다 사용하는 탄의 종류가 달라서 이걸 챙기는 것도 고민을 해봐야 한다.
또 다른 부분도 예시를 들어보자. 이번 테스트가 진행되는 동안 한 매치에서 우연히 전설 등급 제작법을 획득했다. 안전 배낭에 넣고 무사히 돌아왔더니 그냥 사라졌다. 알고 보니 가지고 돌아오면 그냥 자동으로 제작법을 알게 되는 시스템이다.
이런 부분에 있어서 플레이어가 확실히 인지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본다. 대표적으로 제작법 같은 것은 무사히 가지고 돌아오면 아예 팝업이든 뭐든 거점에 등록됐음을 플레이어에게 인지시켜야 그 중요성이나 우선도를 알지 않겠나. 모르고 있다가 그냥 가져온 제작법이 조용히 사라지면 '알아서 등록됐구나'보다는 '뭐지 버근가?'라는 생각이 먼저 들기 마련이다.
여담으로 캐릭터의 외형 종류가 적은 것은 패스 구성에 헤어스타일 등이 포함된 것으로 보아 이를 안배한 부분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개인적인 기호 부분에서 아쉬웠던 점은 테스트 기간 노출됐던 패스 구성품의 대부분이 외형 아이템 수집욕을 자극하지 않는다는 부분이다. 포스트 아포칼립스 설정이라기엔 총기도 다소 조악한 것부터 괜찮은 수준의 총기까지 존재하는 것을 생각하면 패스 의상 외형들이 일률적으로 아쉬웠다.
야간 작전에서는 건물 안에서 꼼짝 못하게 될 수도
퀸과 채취기 이벤트는 압도적인 퀸의 위력에 넋을 놓게 된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