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번에는 '젤다'로 자기 홍보

'젤다의 전설'이 '트럼프의 전설'로
2026년 09월 10일 14시 37분 10초

미국 백악관이 닌텐도의 대표 IP ‘젤다의 전설’을 패러디한 영상을 공개하며 또다시 글로벌 게이머들과 게임 업계 저작권 논란의 중심에 섰다.

 

백악관은 공식 X(구 트위터) 계정을 통해 ‘트럼프의 전설(Legends of Trump)’이라는 제목의 짧은 홍보 영상을 게재했다. 이번 영상은 닌텐도가 명작 게임 ‘젤다의 전설: 시간의 오카리나’ 관련 최신 발표를 진행한 직후 타이밍에 맞춰 공개됐다.

 

공개된 영상에는 젤다의 전설 시리즈 특유의 사용자 인터페이스(UI)와 배경음악(BGM), 요정 '나비'의 대표 대사인 "Hey! Listen!" 음성 효과음이 대거 차용됐다. 영상 내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주인공 캐릭터처럼 묘사하며 국경 장벽 건설과 주요 국정 성과를 홍보하는 내용이 담겼다.

 


 ▲ 백악관 공식 X에 게재된 '트럼프의 전설(Legends of Trump)' 패러디 영상 캡처

 

백악관의 유명 게임 및 애니메이션 IP 무단 활용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백악관은 '포켓몬스터', '동물의 숲', '나루토','세가(SEGA) 로고 패러디 등 저작권자의 허가 없는 홍보물을 지속해서 올려 원저작권자들의 반발은 물론 일본 정부 차원의 공식 우려 표명까지 받은 바 있다. 또한 이란과의 갈등 중에는 국방 성과 홍보 영상에 '콜 오브 듀티: 모던워페어'의 플레이 화면을 무단 사용해 "전쟁은 게임이 아니다"라는 강한 지탄을 받기도 했다.

 

특히 이번 영상은 백악관이 고전 게임 테트리스의 인터페이스를 차용한 이민자 단속 홍보 게임 ‘빌드 더 월(Build the Wall)’을 올렸다가, 원저작권사인 테트리스 컴퍼니의 저작권 침해 경고를 받고 삭제한 지 단 하루 만에 다시 올라온 것이어서 더욱 빈축을 사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닌텐도 측이 공식적인 법적·외교적 대응에 나설지 게이머들과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닌텐도는 게임 업계에서 가장 강경한 IP 보호 및 법적 대응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아직 백악관에 직접적인 항의나 법적 조치를 취하지는 않은 상태다.

 


 

그럼에도 백악관은 이러한 홍보 방식을 유지할 전망이다. 젊은 층(Z세대·게이머)의 관심을 끌기 위한 '밈(Meme) 정치 마케팅' 전략의 일환이라는 점은 물론, 논란 자체를 이슈화하는 노이즈 마케팅 의도도 있기 때문이다.

 

한편, 법조계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번 행위의 저작권법 위반 여부를 두고 정치적 패러디라는 옹호와 원작 비판이 빠진 단순 IP 도용이라는 비판이 팽배하게 맞서고 있다.

 

찬성 측에서는 미 저작권법 제107조(Fair Use)를 들어 "원본 콘텐츠를 그대로 재배포한 것이 아니라 정치적 메시지나 패러디(Parody) 목적으로 가공·재해석했다면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다"며 상업적 목적(Commercial Use)이 아닌 비상업적 정치적 언론/표현(Political Speech) 활동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반면 비판 측에서는 "정부 성과 홍보를 위해 게임의 브랜드와 음악(BGM), UI를 수단으로만 도용했으므로 정당한 패러디로 인정받기 어렵다"며 "원작의 핵심 음원 및 효과음, 로고 디자인을 무단 추출해 사용한 것은 명백한 시·청각적 요소 침해"라고 지적한다.​

 

다만 최근 법원 판결 추세를 보면 '무단 도용' 쪽으로 무게가 기울어지는 모양새다. 최근 미 연방항소법원은 정치 캠페인에 인기 밈/IP를 허가 없이 사용해 후원금을 유도하거나 홍보한 행위에 대해 공정 이용을 인정하지 않고 저작권 침해 판결을 내린 바 있어, 백악관의 반복적인 IP 사용 역시 침해로 판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알립니다

창간 24주년 퀴즈 이벤트 당첨자

창간 24주년 축전 이벤트 당첨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