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치투 인터랙티브는 지난 14일 판타지 4X 전략 게임 '송 오브 사일런스'를 PS5 및 PS4에 정식 출시했다. 송 오브 사일런스는 앞서 PC 스팀을 통해 지난 6월 4일 앞서 해보기로 출시된 바 있다.
송 오브 사일런스는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사일런스의 위협을 받고 있는 판타지 세계 배경의 4X 전략 게임이다. 턴 기반의 왕국 관리와 오토 배틀러 요소, 영웅 육성이 중심이 되는 타이틀이다. 플레이어는 아르누보풍의 독특한 그래픽 스타일로 선보이는 본 타이틀을 통해 싱글 플레이 캠페인 모드와 일종의 스커미시 모드, 멀티 플레이 모드를 이용할 수 있다. 게임에는 100종 이상의 유닛이 등장하며 설정에 따라 두 개의 세계를 무대로 전략을 펼쳐나갈 수 있다.
한편, 송 오브 사일런스는 PS 스토어에서 35,000원에 판매되고 있으며 본 리뷰는 PS5 버전의 게임패드 플레이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플레이를 통해 백과사전에서 특전 해금 가능
■ 독특한 세계관과 아트
송 오브 사일런스를 접하면서 가장 먼저 느낄 수 있는 매력적 요소는 독특한 세계관과 눈길을 사로잡는 아트 스타일을 꼽을 수 있다. 특히 아트가 4X 게임들에서 흔히 보기 힘든 화풍으로 디자인되어 미적인 요소를 충족시키고 있다. 본 타이틀에서는 알폰스 무하와 여러 아르누보 작가의 스타일에서 영향을 받은 일러스트와 맵 디자인, 그래픽들을 꾸며 시각적인 매력을 극대화하려고 했다. 또한, 독특한 세계관과 스토리의 중요도를 높여 플레이어가 캠페인을 플레이하며 새로운 4X 게임의 세계와 종족, 시스템에 이끌리도록 유도하고 있다.
게임 속 세계는 빛의 도래와 함께 신들이 전쟁을 일으켜 세상을 산산조각으로 찢어놓아 두 개의 약화된 세계, 빛의 세계와 어둠의 세계가 존속하게 된다. 패배한 퍼스트본의 잿더미에서 새로운 인간 문명이 발흥하고, 황금기가 이어졌지만 이윽고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연옥의 세계가 태어나며 다시 세계가 전쟁의 업화에 휩싸이게 된다. 사일런스는 끈질기고 무자비하게 퍼져나가고 있으며 파멸을 목전에 둔 두 개의 세계를 무대로 영웅과 군주들의 전투가 벌어진다.
이런 세계관은 싱글 플레이 컨텐츠 중에서도 스토리를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되는 캠페인 컨텐츠를 통해 더욱 알아갈 수 있다. 캠페인에서 플레이어는 에렌가르드의 몰락으로 인해 여왕으로 즉위한 로렐라이를 중심으로 그녀가 신 에렌가르드를 재건하면서 겪게 되는 여러 사건들을 경험할 수 있다. 이외에도 스커미시 스타일의 소규모 전투 모드를 통해 소형, 중형, 대형 규모의 맵에서 세계 유형을 고르고 팀 여부와 독특한 룰을 부여하는 운명을 선택한 뒤 스토리와 무관하게 바로 4X 게임을 즐기는 것도 가능하다.
■ 간소화 된 내정, 오토배틀러식 전투
4X 게임은 언뜻 비슷해보이더라도 디테일하게 들어가보면 그 개성이 다양한 편이다. 이는 게임 플레이 도중의 시스템 비중 등 다양한 요소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송 오브 사일런스는 내정을 상당히 간소화시킨 느낌으로 탑재해 플레이어가 속도감 있게 영토를 확장하고 전투를 수행하는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장르적으로 약간 차이는 있지만 차례가 돌아올 때마다 자원을 활용해 보유한 도시들의 건물을 올리거나 유닛을 생산하는 토탈 워 시리즈와 비슷한 내정 방식인데, 송 오브 사일런스는 거기서 좀 더 간소화했고 차별점을 뒀다.
플레이어의 군단이 보유하고 있는 도시나 정착지에서는 해당 위치에 주둔하고 있는 영웅이 보유한 스킬에 따라 특수 건물을 지을 수도 있고, 번영도가 상승함에 따라 도시의 규모를 키울 수도 있다. 한 도시에서 여러 번의 행동을 하기는 어려운 편이다. 자원이 부족한 초기만 그런 것이 아니라, 도시에서 병력을 도시 주둔군이나 영웅의 부대 또는 예비군에 편성하면 또 다른 유닛을 같은 방식으로 추가할 수는 없는 제약이 있다. 건물의 경우도 비슷하다. 또, 특수 건물은 영웅의 레벨이 오를 때 무작위로 제시되는 세 개의 선택지에서 나와 선택한 경우에만 그 영웅을 활용해 건설할 수 있어 각 영웅의 성장 방향성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군대의 유닛 상한은 영웅의 레벨이 오르면서 확장된다.
전투는 맵 자체에서 벌어지는 것이 아니라, 적의 군대와 접촉하면 별도의 전장 화면으로 화면이 전환되고 여기서 오토배틀러 스타일로 진행된다. 전투가 발생하기 전에 병력들의 위치나 편성을 바꿀 수 있고, 영웅이 보유한 스킬에 따라 수시로 전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유닛 간 상성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돌진 스킬을 지니고 있다면 기병의 비중을 높여 번거로운 유닛을 지정해 빠르게 자를 수 있다는 오토배틀러에서 꽤나 유리한 강점이 있다.
게임 내에는 플레이어가 선택 가능한 세 개의 종족이 준비되어 있다. 별 태생 진영인 천왕국은 기사들과 천상의 신들의 성스러운 지원에 의존해 주로 인간 병사들과 축복 계통의 스킬 및 카드를 운용한다. 옛 종족은 엘리트 전사와 활동적 구조체를 활용해 보편적인 4X 방식의 운용을 하는 천왕국과의 차이를 뒀다. 단일 개체들의 병력이 많지는 않은 편이나 개별적으로 강력한 힘을 보유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십자군 세력은 종교적 광신도들이 연옥으로 두 세계를 집어삼키며 공허에서 이세계 생물을 소환한다는 컨셉에 맞춰 항상 본진이라 할 수 있는 연옥을 이동시켜서 다른 곳을 흡수해버릴 수 있고, 강력한 개별 개체, 노예를 타 유닛으로 변이시키는 능력, 강력한 스킬 카드 등을 지니고 있는 종족이다. 물론 강한 유닛과 기술을 가지고 있는 만큼 제약 사항을 잘 관리하며 플레이 해야 한다.
새로운 영웅이 보급될 때도 일종의 클래스를 고를 수 있다.
십자군은 본진인 연옥을 옮기면서 주위를 황폐하게 만든다.
■ 아름답고 매력적이지만 우선은
PS5 버전에 한해서는 최적화나 안정성, 번역을 좀 더 손 볼 필요가 있다. 먼저 최적화 부분은 전투 배속 기능을 이용해보면 바로 개선이 필요함을 느낄 수 있다. 전투의 속도를 2배나 4배로 빠르게 돌릴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지만 기본 배속 상태에서 4배속으로 속도를 바로 올리면 그대로 게임이 굳어서 한참을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현상이 일어난다. 멀티플레이는 매칭이 너무 어렵다. 문명 같은 4X 게임의 선두주자들이 채택한 방식을 취한다면 방을 찾아들어가기라도 하겠는데, 퀵 매칭이나 조건 매칭 모두 다른 플레이어와 만나기가 쉽지 않다.
안정성 면에서는 게임 플레이가 길어지면 튕길 위험성이 늘어난다. 오래 플레이하면 다 그렇지 않느냐고 할 수 있지만 AAA급 게임인 드래곤 에이지:더 베일 가드의 경우 같은 기기로 십여 시간이 넘게 플레이해도 퍼포먼스가 크게 저하된다고 느끼지 않았던 것을 생각하면 아직 PS5 버전의 송 오브 사일런스는 안정성 보완이 필요하다. 또, 번역은 정말 많이 개선해야 한다. 존칭이나 말투의 변화부터 시작해 알아듣기 힘든 번역들도 어렵지 않게 나타난다. 전반적인 번역의 완성도가 다소 떨어지는 편이다.
송 오브 사일런스는 앞서 언급한 비주얼 요소나 종족별 개성, 오토 배틀러 방식의 전투 시스템 등 자신만의 강점인 개성들을 정하고 이 부분에 확실히 집중하는 게임이라고 느껴진다. 때문에 매력적인 요소들은 확실히 눈에 들어오고, 그렇지 않은 부분은 다소 아쉬운 부분들이 있다. 예를 들어 아트가 아름답고 예술적으로 잘 만들어졌지만 실질적인 플레이에서 가시성이 때때로 떨어지는 감이 있고, 유닛의 능력치 등을 파악할 때 UI가 불편하게 느껴진다. 또, 오토 배틀에서는 때때로 유닛이 멍 때리는 상태로 적에게 비비고만 있어서 당연히 이길 전투를 패배하는 경우도 생긴다.
매력은 충분히 보여줬고, 게임도 꽤 재미있게 즐길만 하니 우선 급한 것은 안정성과 완성도 확보다. 이 부분들이 개선된다면 더욱 재미있게 게임을 즐길 수 있을 것.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